삶/건축입문기

나의 건축 입문기

chamsesang21 2008. 10. 28. 23:17

 우리세대는 그러했다.
1960년대에 태어났던 세대(소위 386세대)들은 거의 대부분이 자신의 주체적인 삶을 지향하지못하고 오로지 제도적인 교육속에서 철저히 길들여져 자신의 인생을 주체적으로 내세우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기존의 굴레를 깨기위해서 수많은 암초와 부딪치면서 자신에게 강제적으로 둘러싸여있는 딱딱한 껍질들을 벗겨내기위한 힘겨운 싸움을 하지않으면, 우리는 그저 그렇게 살아가야만했다.
나자신 또한 고등학교때까지만해도 막연한 앞으로의 삶에 대해 정말 너무나도 단순한 지식을 가지고 인생에 있어 중대한 결정을 하고 만것이다.
박정희 정권을 통해 이루어진 산업화의 결과물로서 성공하기위해서는 기술을 배워야한다는 정말 너무나 단순한생각과 진로에 대한 방향에 대해, 많은 기성인들의 안내(?)와 협박(?)아닌 협박으로 공대를 선택한것이다.그러나 이것이 지금에와서 사회와 경제 시스템이 이렇게 빨리 급변하게 바뀌게 될지 누가 알았으랴!
이공계가 이렇게 까지 홀대받을줄 누가 알았느냐말이다.
그래도 나는 어렸을때부터 단순무식하게 그림을 잘그리는 타고난 재주가 있어서 미대를 가고 싶었지만(화가는 배고픔의 상징적 인물),위에서 기술한대로 현실적으로 돈을 벌기위해서는 나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배고픈 소크라테스가 되기보다는 배부른 돼지가 되기위해 그나마 예술과 연관이 있다는 건축과를 선택한것이었다.
오로지 그 이유가 내가 공대 건축공학과를 입문하게된 결정적 이유중의 하나이다.

고등학교 3학년때 모 교장선생님이 수업시간에 단도직입적으로 이런말씀을 하셨다.

"이사회는 너희들이 생각하는것처럼 만만한것이 아니다.너희들 나름대로의 삶에대한 이상과 꿈은 사회 현실과는 맞지않는다 그러니 돈을벌기위해서는 의사가되라"

물론 나는 3학년때 이과 (학생을 문과 이과로 2학년때부터 나누어서 진로를 결정하기때문에 이미 고등학교시절부터 자신의 적성을 몇가지 테스트만으로 결정지어버리는 문제가 내포되어 있다)였기 때문에 그 말은 이해가 갔지만 어찌 내적성에도 맞지않는 학업을 선택해서 단지 돈을 벌기 위해 가야만 하는가?라는 강한 의구심때문에 그나마 주체적(?)으로 건축공학과를 선택했지만 지나온 세월을 되돌아 봤을때 지금의 나(기술사)보다는 의사들이 사회에서 대우를 받는것은 사실이다.

자 이제 나는 내인생에서 중요한 행보를 시작하였고 나름대로 6개월동안 대학생활을 누리기위해(낭만과 사색,여행)열심히 생활하였다.
그러나 6개월뒤에 나에게 돌아온 것은 건축공학과를 입학해서 건축에 대한 매력을 흠뻑느낀것이아니라 오히려 건축에 대한 실망감이 나에게 화살로 되돌아와 내가슴에 꽂히는 뼈아픈 고통을 느껴야만 했기 때문이다.

이제 어쩌랴!
그런다고 돌아갈수도 없는 이현실. 이때부터 나의 건축입문은 많은 우여곡절을 겪기 시작하며 제도적인 교육의 틀을 깨기위한 나 자신 스스로의 사고의 변환을 모색하는 과정과 80년대의 시대적 상황과 맞물려 톱니바퀴처럼 돌아가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