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의 순리를 따른 유기농 조회 3794
함께 사는 지구

입맛이 까다로운 큰 아이가 장아찌가 먹고 싶다고 하여 장을 보러 나갔다. 웬만하면 가공 식품은 작 먹지 않기 때문에 식품을 살 때는 포장 앞,뒷면을 꼼꼼히 살피며 원산지나 식품 첨가물 표기를 꼭 체크하는 편이다. 맛깔스럽게 생긴 통 무 장아찌가 있었다. 하지만 식품 첨가물 표기를 살피다가 차마 장바구니에 넣지 못했다. L-글루탐산나트륨에서 솔빈산나트륨, 게다가 색을 내기 위한 캐러멜까지 첨가되었기 때문이다. 아이가 아무리 먹고 싶어 해도 도저히 먹이고 싶지 않았다. 무의 원산지도 의심스러운데 그것까지는 미처 확인하지 못하고 뒤돌아 섰다. 보나마나 채소류는 중국산, 콩이 주원료인 식품은 대부분 미국산일 것이다. 어떤 토양에서 무엇으로 키운 건지도 모르고 그냥 먹는다는 게 여간 꺼림칙한 게 아니다. 그러다 보니 슈퍼마켓을 몇 바퀴 돌아도 장바구니에 마음 놓고 넣을 수 있는 건 몇 가지 되지 않는다.
대소변도 제 집에 가서 보기 위해 꾹꾹 참았던 우리의 유기농법
그래서 믿고 먹을 수 있는 먹을 거리를 찾기 위해 유기농 코너를 찾게 된다. 유기농이나 무농약 재배라고 붙어 있는 농산물류는 일반 농산물류보다 마음 놓고 사지만 정확히 어떻게 구분되며 어떤 농법인지 질 모르는 경우가 많다. 유기농이란 무엇일까? 일반적으로 농약을 치지 않고 화학비료를 주지 않는 농사법으로 알려져 있다. 더 깊이 들어가 보면 인위적인 작용보다 계절의 순환 등 자연의 이치에 어긋남이 없이 순응하며 농사에 필요한 모든 것을 자급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는 농사법을 말한다.
우리나라는 농약과 화학비료를 사용하여 농사지은 역사가 그리 길지 않다. 자연 생태계의 이치에 철저히 따랐던 전통농법은 1만년의 긴 역사를 가진 반면 화학 농법은 채 50년도 안된다고 한다. 어렸을 때 시골에서 자랐기 때문에 유기농법으로 농사짓던 모습을 쉽게 떠올릴 수 있다. 널찍한 재래식 화장실 옆에는 잿간과 똥장군(분뇨를 나르는 옹기)이 떡 버티고 있고, 장화를 신고 똥장군을 지어 나르던 풍경. 시골 마당 한 귀퉁이 거름탕(퇴비 만드는 곳)에서는 발효되느라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던 기억이 난다. 이 모든 것이 유기물질을 이용해 농사를 짓던 풍경이다.
식구들마다 머리에 거름을 이고 밭으로 향하던 모습도 생각난다. 산중턱에 있던 밭에 거름을 몇 번 나르면 다음날 반드시 코피를 쏟곤 했다. 그때는 농약이나 화학비료보다 집에서 나오는 것들이 모두 소중한 거름으로 쓰였다. 모든 것을 철저히 순환시키기 때문에 쓰레기라는 개념이 없었다. 오죽하면 대소변도 제 집에 가서 보기 위해 꾹꾹 참았을까. 밭에서 뽑은 풀도 집으로 가져와 퇴비를 만들고 물을 땐 후 남은 재는 땅 힘을 좋게 만드는 소중한 유기물질이었다. 이렇게 자연적인 것으로 땅 힘을 돋우면 그 땅에 자연히 미생물이 살게 되고 그것으로 건강한 농작물을 수확할 수 있었다. 그야말로 오염물질이 전혀 없는 청정 농산물인 것이다.
아토피의 한 원인도 화학농법의 오염 물질이 주범
그렇게 건강했던 땅에 농약과 비료를 주기 시작했고 헤가 거듭될수록 더 많은 농약과 비료를 주지 않으면 수확물을 내놓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게 되었다. 그런 땅이 다시 건강하게 되려면 적어도 3년간은 그 땅에 아무것도 하지 말아야 한다고 하니, 그 오염 정도가 얼마나 심각한지 알 수 있다.
화학 비료와 농약으로 무장한 땅에서 나온 농작물이 과연 사람에게 아무런 해가 없는 것인가를 한번쯤 생각해 봐야 한다. 땅에 있는 물질이 고스란히 농작물을 키워낼 터인데 그 속에는 농약이 잔류하고 화학비료의 유해 물질도 남아 있을 수 밖에 없다. 아무리 건강을 위해 애쓴다고 해도 먹을 거리 자체가 오염되어 있다면 사람에게 해로울 수밖에 없다. 요즘 태어나는 아이들에게 많이 나타나는 아토피의 한 원인도 화학농법으로 인해 성인의 몸에 오염물질이 쌓여 태아에게 영향을 준 것은 아닌지 한번쯤 생각해봐야 할 일이다.
농약과 화학물로 범벅된 농산물을 물리칠 수 있는 것은 소비자
매년 겨울, 우리 가족은 무농약으로 재배한 귤을 제주도에서 직접 운송해 먹는다. 유기농도 아니고 무농약이라는 것만으로도 황송하여 귤껍질을 말려두었다가 차로 끓여 먹으며 소중히 대했다. 그것은 농산물 속에 든 농약과 화학비료에 대해 우리가 얼마나 묵인하고 있는 보여주는 일례이다. 자연의 순환 원리를 따르며 대대손손 건강하게 살기를 바란다면, 어떤 농사를 지어야 하며 무얼 먹어야 할지 답이 나온다. 아직 유기농산물은 가격이 비싼 게 흠이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유기농산물을 찾고 또 농민들도 유기농 재배를 좀 더 많이 한다면, 농약과 화학비료, 방부제로 뒤범벅이 된 값싼 수입 농산물을 물리칠 수 있으리라고 본다.
출처 : 힐링패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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