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적 정비에 있어서 표현 기법이란, 사적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촉진하기 위해 잠재화되어 보이지 않게 된 사적의 가치를 눈에 보이는 형태로 알기 쉽게 나타내는 다양한 기법을 말하며, 유적 전시, 유적 표시, 복원의 3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사적 정비에 관한 기법은 각 기법을 개별로 적용 시키는 것이 아니라, 사적의 구성 요소 및 그 외의 다양한 요소의 내용 등도 포함하여, 해당 사적의 가치를 일관성 있고 체계 있게 표현하기 위해 적절히 조합하여 적용할 필요가 있다.
1. 유적 전시 기법
유적 전시 기법에는, 주로 지하에 매장되었던 유구를 노출하거나, 전사, 복제품을 전시하는 등의 지하에 매장되었던 유구의 규모, 형태, 성질에 관한 정보를 평면적, 입체적으로 표현하는 기법이다.
이와 같은, 유적 전시에는 각 유적의 특징을 이해하고 적용을 검토하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 또한, 유적 전시의 수법을 적절히 적용하는데 있어서, 유구면의 보존 과학적인 처리기술 등에 관한 검토가 반드시 필요하다.
1.1 유구 노출 전시
발굴 조사에 의해 검출된 유구의 보존상태가 양호하며, 또한 출토 상태의 전부 또는 일부를 그대로 전시하는 것에 의해, 해당 유적의 가치 전달에 아주 높은 효과가 기대되는 경우에는, 이것을 노출하여 전시하는 수법을 검토할 수 있다.
이 수법을 적용하는 경우에는, 유구의 보존이 대전제이며, 지하에 매장되어 보존되어 온 지하 유구에 관해서는 보존을 확실히 하고 정비 후에 있어서도 철저한 관리를 실시해 갈 필요가 있다.
유구노출 전시에 있어서는, 석재로 구성된 유구의 경우도 포함하여, 해당 유구가 지하에 매장되어 안정적인 보존 상황으로부터 외기와 접촉하는 불안정한 상황으로 바뀌기 때문에, 유구 보존에 있어서 보존처리의 기술을 병용하여, 유구의 보존을 도모해야 할 경우가 많다. 또한, 이 기법을 적용하는 경우에는, 유구의 적절한 보존을 위해, 방문자의 출입을 제한하는 울타리의 설치를 검토하고, 정비 후 유지관리의 내용 및 방법 등에 관해서도 상세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
1.2 유구 노출 전시+보호각
보호각 있는 유구 노출전시는, 유구의 보존·관리 및 일반에게 공개·활용이라고 하는 측면에서 유효한 수법이다.
보호각을 동반하는 유구 노출 전시에는, 유구표시(평면표시·입체표시)와 병용하여, 유리 등을 깔아서 유구의 일부가 보이도록 하는 경우 등이 있다. 이 수법을 적용하는 경우에는, 유구의 적절한 보존을 위해, 정비 후의 유지관리의 구체적 내용 및 방법 등을 상세하게 검토하고, 유리면에 생가는 결로에 대한 대책 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
또한, 보호각의 설치에 있어서는, 보호각의 기초의 바로 밑에 해당하는 유구의 보존 및 유적의 경관보전의 관점에서 충분한 배려가 필요하다.
1.3 유구 전사 전시
토층 단면전사에 의한 전시를 검토하는 경우에는, 발굴 조사 실시단계부터 계획을 수립한다. 발굴 조사는, 고고학의 전문가 및 보존 과학의 전문가의 지도 및 조언 하에 실시한다. 또한, 토층 단면전사는, 고도의 지식 및 기술을 요하므로, 보존과학의 전문가의 지도 및 조언 하에 실시할 필요가 있다. 또한, 전시하는 전사토층의 전면에 유리를 설하는 경우, 반사에 충분히 유의하여 전시 위치 등을 검토한다.
그 외, 유구 채취에 의한 전시로서 유구의 일부를 들어내어 전시하는 경우에는, 유구를 들어내는 방법에 충분히 주의할 필요가 있다. 대표적인 방법으로서, 경질 우레탄 폼 고정 법 및 동결 고정법에 의한 방법이 사용되고 있다.
1.4 유구 복제 전시
유구의 검출상황의 전부 또는 일부를 그대로 노출하여 전시 하는 것에 의해 아주 높은 효과가 기대되는 경우이지만 유구 보존의 관점에서 유구 노출전시의 수법이 적절치 않은 경우에는, 해당 유구의 바로 위에 실물 크기로 복제하여 전시하는 유구 복제전시 기법을 검토하는 경우가 있다. 유구의 복제품은 유구 보존에 배려하고 유구 형상의 직접적 전사에 의하거나, 3차원 스켄 등의 성과 및 유구의 사진 등에 기초하여, 강화 플라스틱(폴리에스테르 수지·에폭시 수지·유리섬유 등) 등에 의해 제작되는 것이 많다.
또한, 유리를 설치하는 경우에는, 내부의 결로 방지 및 온도조절을 위한 통기구 및 환기팬 등의 설치를 검토하고, 정비 후는 지속적 관리를 실시할 필요가 있다.
2. 유구 표시
유구 표시란, 지하에 보존되어 있는 유구의 규모·배치·형태 ·성질 등에 관한 정보를 모식적으로 나타내는 것이며, 유구 바로 위의 성토 조성면에 있어서 다양한 재료 및 공법 등을 사용하는 것에 의해, 평면적, 입체적으로 표시하는 것이다. 그 수법에는, 유구 바로 위의 성토 조성면에 다양한 재료 및 공법 등을 사용하는 것에 의해 유구의 배치, 규모, 형상 등을 평면적으로 표현하는 평면 표시, 평면적인 정보에 더하여 구조물을 입체적으로 표현하는 입체표시가 있다. 유구표시(평면표시·입체표시)에는, 개개의 유구에 관한 정보뿐만 아니라, 여러 유구 조합에 의해 구성되는 공간의 성질 및 그 역사적 변천, 규모 및 성질 등에 이르기까지, 넓은 범위에 걸쳐 표시를 하는 것도 포함한다. 또한, 의장, 구조 등을 모식적으로 구성하면서, 유구와 동질의 재료를 사용하여 표시하는 것에 의해 유구를 구성하는 재료에 관한 정보의 전달을 하는 경우 등이 있다.
2.1 평면 표시
평면 표시는, 지하에 보존되어 있는 유구의 평면적인 배치· 규모·형상 등을, 주로 포장 및 외곽선 표시 등에 의해 모식적으로 표현하는 수법이다. 이 수법에 의하면, 여러 유구의 중복 및 변천의 모습을 나타내는 것이 비교적 용이하며, 전체를 바라보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에, 지형과 유구 전체의 배치관계를 한꺼번에 나타내는 것이 가능하다.
또한, 활용의 관점에서 전망이 좋고, 사용이 편리한 공간을 정비하는 것이 가능하다. 그 반대로, 표현이 추상적이기 때문에, 일반의 방문자에는 이해하기 어렵다고 하는 점 때문에, 표현상의 연구를 하고, 안내판 또는 팜플렛 등에 의한 해설을 병용하는 것에 의해, 표시의 내용 및 의미에 관한 정보의 제공을 하는 등의 조합이 중요하다.
2.2 입체 표시
입체표시는, 검출된 유구에 관한 조사연구에 기초하여, 다양한 재료 및 방법 등에 의해 그 입체적인 형상을 모식적으로 표현하는 수법이다. 이 수법은, 평면 표시보다 유구의 규모·형상 등에 관해 구체적인 모습을 전하기 쉽고, 여러 종류의 다양한 내용 및 방법 등에 의해, 풍부한 표현을 도모할 수 있다. 그 반대로, 표현 일부가 구체적이기 때문에, 이것 자체를 당시 유적에 존재했던 시설 등의 복원으로 오해할 염려가 있으므로, 입체표시의 대상이 되는 유구의 선택과 표현 내용 및 방법 등에 관해 충분히 검토하고, 안내판 또는 팜플렛에 의한 해설을 병용하는 것에 의해, 표시의 내용 및 의미에 관해 적절한 정보가 제공되도록 한다.
2.3 유의점
유구의 표시에 있어서는, 출토된 모든 유구를 표시하는 것이 아니라, 방문자에 대해 해당 유적에 관한 올바른 이해를 효과적으로 전달한다고 하는 방침이 중요하다. 따라서, 학술적인 조사 연구 성과에 의해 밝혀진 유구의 시기, 성격 등의 정리를 포함하여, 여러 종류의 다양한 표현수법의 효과를 충분히 이해한 후에, 표현하는 유구의 선택, 표현 수법의 내용, 방법 및 수법의 적절한 조합에 의해, 유적 전체에 걸친 종합적인 검토를 할 필요가 있다.
또한, 유구 노출전시 및 유구 전사전시를 검토하는 경우에는 공사와 병행하여 발굴 조사를 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미리 표현 내용 및 방법 등의 개요에 관해 미리 검토하고, 발굴 조사를 진행하면서 유구의 보존 및 전시에 관한 공법에 관해 상세하게 확인할 필요가 있다.
3. 복원
복원은 발굴조사의 성과를 기초로 사료, 사진 등의 조사연구 결과를 검토하는 것에 의해 유구에 포함되어 있는 정보를 재편하여 복원하고 전시하는 것이다. 또한, 이미 없어진 버린 것에 관한 완전한 복원은 불가능하므로, 전통 기법 외에, 역사적 건조물 등의 의장, 구조 ,재료 등에 관한 학술적 연구에 근거한 유구 보존 및 활용 등에 관해서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작업은 복원하려고 하는 유적의 시대·종별에 관련되는 전문가의 지도·조언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러한 유적의 복원은, 역사적 건조물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유적이 가진 당시의 지형 및 식생 복원, 유구 복원 등 다양하다.
또한 복원에 있어서 역사적 건조물 및 구조물 등의 복원을 결정하는 경우, 다양한 국제 협약과 각 국가별로 정한 지침 등이 그 근거가 된다. 우리나라의 경우, 복원의 사례가 적고 복원에 있어서 기준을 정하는 작업 중에 있어 현재로서는 특기할 것은 없으나, 일반적인 범주에서 살펴보자면, 일본에서 사용하는 복원 기준들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 판단된다.
그 사례로서 복원 시 일본에서 기준으로 삼는 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3.1 부분 복원
부분 복원은, 출토된 유구에 기초하여, 본래의 재료 및 방법 등에 의해 그 입체적인 형상을 부분적으로 표현하는 기법이다. 이 기법은 발굴에 의해 기단부가 일부 남아 있는 경우, 적심 또는 초석이 일부 잔존하는 경우, 하부구조는 복원 가능하지만 상부의 구조를 알기 어려운 경우, 많이 채택되는 기법이다.
이 기법은 잔존 유구를 성토하고 그 위에 같은 형상, 재료, 기법 등에 의해 복원하거나, 기존의 유구에 신재를 보충하여 복원을 도모하기도 한다.
또한 일본의 사례와 같이 상부구조의 일부를 부분적으로 복원하여 건축구조를 알기 쉽게 복원한 사례도 있다.
전체 복원은 발굴조사의 성과를 기초로 하면서, 사료, 사진 등의 조사연구의 결과를 검토하는 것에 의해 유구에 포함되어 있는 정보를 끌어내고, 지금은 없어진 역사적 건조물 등의 전체 구조를 복원적으로 나타내는 것으로, 유구 바로 위 또는 성토 조성면 또는 다른 위치에 당시의 재료 및 공법을 재현하면서 복원하는 것이다.
이러한 전체 복원에는 전체의 구조, 형상, 기법 등이 밝혀지지 않은 것이 많아, 오랜 동안 다양한 분야에서의 연구 성과가 필요하며, 한번 복원되면 연구성과에 따른 새로운 복원안이 좀처럼 인정되기 어려운 현실을 감안할 때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또한 연구과정에서 얻어진 결과물들은 연구자들의 근거자료로서 발간될 필요가 있다.
3.3 유의점
복원에 있어서 복원된 건조물 및 구조물 등은 지하유구 등을 포함하는 유적의 구성요소와 밀접하게 관련된 것이지만 그 구조물이 지하유구 보존에 영향을 미치치 않는 것이 전제가 된다.
또한 복원에 있어서 유적뿐만 아니라 복원의 근거가 되는 각종 자료의 해석에 따라서 다양한 복원안이 나올 수 있는 것을 감안하여 축소 모형 등으로, 제시된 다양한 복원안을 전시하고 복원의 근거 및 과정을 명시하고, 복원안의 의도를 구별하여 나타낼 필요가 있다.
그리고 항상 복원과 함께 검토되어야 할 것은 복원 전시된 건조물 및 구조물 등의 주요한 기능이 방문자에게 당시의 건조물 및 구조물 등의 의장·재료·기술 등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에 있다는 것을 충분히 인지시켜야하며, 활용을 위한 구비해야할 설비 등의 설치가 해당 건조물 및 구조물 등의 주요한 의장·재료·구조 등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충분히 유의한다.
4. 소결
이상과 같이 유적 정비에 있어서 표현 기법을 살펴보았다. 유적 정비 기법에 있어서는 유구가 가진 의미와 형태를 어떻게 효과적으로 전달할 것인지가 중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해당 유적지의 정비 방향에 따른 정비 기법의 장단점을 적절히 파악할 필요가 있다.
이상 위에서 살펴본 내용의 장단점을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1)유구 전시
출토된 유구의 상태를 실체적으로 나타내는 것으로서 발굴 조사에 의해 출토된 유구의 상태를 노출하여 전시 하거나 지하유구를 되뭍기한 바로 위에 유구의 본을 뜬 복제품을 전시 하거나 하는 기법.
①유구 노출 전시
출토 유구의 상태를 전부 또는 일부를 노출하여 전시하는 기법.
②유구 노출 전시+보호각
보호각을 덧씌우고 유구를 노출하여 전시하는 기법.
③유구 전사 전시
토층 단면을 수지 등에 의해 전사하여 전시 하는 기법.
④유구 복제 전시
유구의 전부 또는 일부를 복제하여 전시 하는 기법.
2)유구 표시
지하에 보존되어 있는 유구의 규모·배치·형태 ·성질 등에 관한 정보를 모식적으로 나타내는 수법.
①평면 표시
지하에 보존되어 있는 유구의 평면적인 배치·규모·형상 등을, 주로 포장 및 외곽선 표시 등에 의해 모식적으로 표현하는 기법.
②입체 표시
출토 유구에 관한 조사연구에 기초하여 다양한 재료 및 방법 등에 의해 그 입체적인 형상을 모식적으로 표현하는 기법.
3)복원
발굴조사의 성과를 기초로 사료, 문헌 등의 조사연구 검토 결과, 유적 또는 유규가 가진 정보를 조합하여 유구의 형상, 건조물 및 구조물 등의 전체 또는 일부의 구조를 복원적으로 나타내는 기법.
이상과 같이 본 컬럼은 3회에 걸쳐 대략적이나마 사적 정비의 개념과 문제점, 그리고 보존과 표현기법을 살펴보았다.
3회에 걸친 컬럼에서 기술한 내용들은 현재까지의 현황을 정리하고 살펴본 것으로서 사적 정비에 있어서의 기법이란 고정된 것이 아니며, 향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발전시켜 나아가야 할 분야이다.
현재, 지방자치단체의 지역 활성화를 위한 방안으로, 문화재 관련 기관에서는 우리의 문화유산을 세계에 알리기 위해 사적 정비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단계이다.
아직은 체계화되지 못하고 정비에 관한 자료가 축적되지 않은 현실에서 유적 정비 관련 연구가 하나의 분야로 자리잡기를 바라며, 위에서 설명한 사적 정비에 있어서 보존 기법과 정비 기법의 장단점을 적절히 활용한다면 지역에 활력을 더해주는 사적지로, 교육적으로도 유익한 사적지를 만드는데 다소나마 도움이 될 것을 생각한다.
▲ 문화재청 보존정책과 김철주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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